1936년, 이라크 바그다드 인근에서 발굴된 항아리 하나가 전 세계 고고학계와 과학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그것은 단순한 점토 병이 아니었다.
내부에는 정밀하게 설계된 듯한 구리 실린더와 철제 막대, 그리고 미묘한 ‘봉인 구조’가 포함되어 있었다.
이 의문의 유물은 오늘날 ‘바그다드 전지(Baghdad Battery)’로 불리며,
“고대 문명이 전기적 장치를 만들 수 있었는가?”라는 거대한 질문을 던지게 되었다.
이번 편에서는 실제 유물의 구조, 그리고 그것이 전기의 흐름을 만들어낼 수 있었던 원리에 대해 자세히 살펴본다.
1. 기본 형태: 소박하지만 복잡한 점토 항아리
바그다드 전지는 약 13cm 높이의 점토 항아리다.
고대 바빌로니아 시대의 흔한 용기처럼 보이지만, 내부에 다음과 같은 독특한 구조가 있다.
- 외부 용기: 굽이 있는 항아리 형태의 점토 용기
- 구리 실린더: 종이 말듯이 말린 얇은 구리판으로 만든 튜브
- 철제 막대: 구리 실린더 내부에 삽입된 철봉
- 아스팔트 또는 천연 수지: 상단 밀봉용으로 사용된 흔적 존재
이 구조를 보면, 단순한 저장 용기로 보기엔 너무 정교하다.
각 부품이 특정한 전기 회로 구조를 연상시킨다는 점에서, 과학자들은 이 유물이 전지(배터리)의 형태를 모방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2. 구조의 원리: 고대판 갈바니 전지?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건전지(배터리)는 전해질을 통해 양극과 음극 사이에 전자가 이동하며 전류가 흐른다.
바그다드 전지의 구조는 이 원리를 기이할 정도로 정확하게 따른다.
| 구성 요소 | 역할 |
|---|---|
| 점토 항아리 | 외부 절연체 (전해질 저장용) |
| 구리 실린더 | 양극 (전류가 흐르는 도체) |
| 철제 막대 | 음극 (전류가 흐르는 도체) |
| 산성 용액 추정 | 전해질 (레몬즙, 식초, 포도주 등) |
구리와 철은 금속의 전기화학 반응성 차이로 인해 전자 이동이 발생하며,
전해질이 이 둘을 연결해 주는 매개 역할을 한다.
이론상으로는, 이 구조만으로 1~1.5V 수준의 전류 발생이 가능하다.
3. 실험 고고학의 결과: 정말 전기가 발생했다
유물 발견 이후, 수십 명의 과학자들과 고고학자들이
바그다드 전지의 레플리카(복제품)를 제작해 실험을 진행했다.
✅ 대표적 실험 사례
- 윌라드 그레이(Willard Gray, 1940년대)
- 복제 전지에 식초를 채워 전압 측정
- 결과: 약 0.5~1볼트 발생
- BBC "MythBusters"(2005년)
- 다양한 액체(포도주, 식초 등)로 실험
- 결과: 최대 0.87V 전류 발생, 도금 가능성 확인
- 독일 탐사팀 실험
- 구리판 대신 은박지 사용
- 전류 출력 개선, 간단한 전기 도금 실현
이러한 실험 결과는 “실제로 전류가 흐를 수 있었다”는 것을 입증하지만,
고대 바빌로니아인들이 그 목적을 알고 만들었는가? 하는 의문은 여전히 남는다.
4. 의도적 설계 vs. 우연한 조합
이 유물이 정말로 의도적으로 만들어진 전지라면,
고대 문명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진보된 기술을 보유하고 있었던 셈이다.
그러나 반대 측에서는 다음과 같은 반론을 제기한다.
- 전기는 발생할 수 있지만, 사용 흔적이나 기록이 없음
- 유물의 수가 적어 일반적인 사용 도구였다고 보기 어려움
- 전기 용도보다 종교적・의식적 목적일 가능성 존재
- 도금 흔적이 발견되지 않음
즉, 이 유물의 구조가 전지를 닮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이 고대인이 전기의 개념을 이해하고 설계한 것인가,
혹은 우연히 전기 구조와 유사한 형태가 만들어진 것인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견이 갈린다.
5. 구조가 던지는 진짜 질문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이 유물의 구조 자체가 너무 ‘의도적’이라는 점이다.
- 구리판이 완벽하게 말려 실린더 형태를 이루고 있음
- 철봉이 정확히 그 안에 삽입되어 있음
- 액체가 담겨 있었다는 내부 침식 흔적 존재
- 병 입구가 봉인 처리되어 외부와 격리되도록 되어 있음
이 모든 것이 단순한 저장 용기의 범주를 벗어나 있다는 데 동의하는 학자들도 많다.
그렇다면, 이 구조는 정말 ‘전기’를 위한 것이었을까?
그 해답은 아직 완벽하게 풀리지 않았다.
하지만 우리가 놓쳐선 안 되는 건,
이런 유물이 우리가 알고 있는 고대 기술의 상식을 흔든다는 점이다.
결론: 작지만 복잡한 고대의 지문
바그다드 전지는 하나의 유물이지만,
그 안에는 수많은 질문이 압축되어 있다.
이 유물의 구조를 통해 우리는 다음과 같은 새로운 사고를 시도할 수 있다:
- 고대인은 정말 전기를 이해했을까?
- 아니면, 전기는 우리가 뒤늦게 해석한 착각일까?
- 구조만으로는 용도를 단정 지을 수 없다는 사실이,
오히려 고고학이 살아 있는 미스터리임을 보여주는 것은 아닐까?
다음 편 예고
[바그다드 전지 미스터리 #3] 도금 장치였을 가능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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