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미스터리 사건

[벤딘 마을의 집단 실신 사건 #4] 그날의 교실 안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나?

by dcentlab Master 2025. 12. 10.

1983년 5월, 폴란드 벤딘 마을의 한 고등학교에서 벌어진 집단 실신 사건은 지금까지도 많은 미스터리를 남기고 있다. 학생 수십 명이 동시에 쓰러지고 발작 증세를 보였지만, 명확한 원인은 끝내 밝혀지지 않았다.

이번 편에서는 사건이 실제로 발생한 교실 내부의 구조와 상황, 그리고 현장에 있었던 학생 및 교사들의 생생한 증언을 통해 그날의 정황을 최대한 재구성해본다. 때로는 디테일이 진실을 드러낸다. 과연 그날 교실 안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사건이 발생한 교실: 닫힌 공간, 닫힌 진실

실신 사태는 오전 수업 중, 학교 본관 2층의 복수 교실에서 거의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했다. 첫 번째 증상이 나타난 시간은 약 오전 11시 15분 경, 3교시가 끝나갈 무렵이었다.

각 교실은 약 25~30명의 학생이 배치되어 있었고, 구조는 비교적 단순했다. 창문은 있었지만 당시 대부분 닫혀 있었던 상태였으며, 중앙난방 시스템이 가동 중이었다. 특이하게도 사건이 집중된 교실들 간에는 공용 환기 덕트가 연결되어 있었다는 사실도 추후 밝혀졌다.

당시 외부 기온은 비교적 따뜻했지만, 학교 내에서는 난방이 계속 작동 중이었다. 이로 인해 환기가 거의 되지 않았고, 교실 내부 공기질은 좋지 않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일부 학생들은 “그날 아침부터 교실이 평소보다 더 답답하고 이상한 냄새가 났다”고 진술했다.

첫 실신자 발생, 그리고 연쇄 반응

가장 먼저 쓰러진 학생은 2학년 A반의 여학생으로, 수업 중 갑자기 책상에 엎드리며 의식을 잃었다. 교사가 놀라 달려갔고, 곧이어 인접한 좌석의 또 다른 학생도 비슷한 증상을 보이며 쓰러졌다. 이내 교실 안은 혼란에 빠졌고, 상황은 빠르게 옆 교실로 번졌다.

가장 이상한 점은, 이 실신이 마치 감염이라도 된 듯 순차적으로 퍼져나갔다는 점이다. 특정 교실뿐 아니라, 같은 시간대 수업을 듣고 있던 복수의 반에서 유사 증상이 나타났으며, 이들 교실은 모두 동일한 복도에 위치해 있었다.

한 학생의 증언에 따르면:

“처음 친구가 쓰러졌을 때, 다들 놀랐지만 병인 줄 알았어요. 그런데 몇 분도 안 돼서 다른 친구들이 하나둘씩 얼굴이 창백해지고 숨을 헐떡이기 시작했죠. 저도 숨이 갑자기 막혔어요.”

교사들의 반응과 관찰

당시 교사들은 당황했지만 비교적 침착하게 대처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대부분의 교사는 학생들을 교실 밖으로 이동시키고, 교장실에 상황을 알렸다. 하지만 중요한 사실은 교사들 중 아무도 증상을 보이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는 앞서 제기된 심리적 전염 가설과 상충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만약 순수한 심리적 전염이라면, 교사 또한 영향을 받을 수 있었을 것이다. 혹은, 교사들은 상대적으로 심리적 저항력이 높았거나, 사건의 중심 원인이 학생들의 특정 활동이나 환경에 국한되었을 수도 있다.

복도, 화장실, 계단 등 부가 공간은?

조사 결과, 사건 당시 피해가 집중된 공간은 대부분 ‘교실’이었으며, 복도, 화장실, 계단 등 공용 공간에서는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이는 어떤 형태로든 교실 내의 환경 또는 분위기 자체가 주요 촉발 요인이었음을 암시한다.

또한, 점심시간이 가까워지면서 학생들이 교실을 떠나게 되자 이상 증상도 자연스럽게 멈추었다는 점에서, 공간 내 특정 요인(공기, 조명, 온도, 심리적 밀폐감 등)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놓쳐선 안 될 '공기의 흐름'

일부 보건 조사에서는 사건 발생 교실들 간의 환기 시스템 연결 상태에 주목했다. 복수의 교실이 동일한 환기 덕트를 공유했으며, 해당 시스템에 이상이 생겼다면 유해 물질이 동시에 퍼졌을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사건 이후 실시된 환기 시스템 점검에서는 특이사항이 발견되지 않았고, 현장에 잔류한 독성 물질도 검출되지 않았다. 다만, 사고 직후 현장 환기가 이루어진 후에야 조사가 진행되었기 때문에, 초기 상황에 대한 정확한 복원은 불가능한 상태였다.

현장의 공포감, 심리적 자극 요소

교실이라는 공간은 그 자체로 폐쇄적이고 통제된 환경이다. 사건 당시 창문이 닫힌 채 수십 명의 학생이 밀집해 있었고, 첫 실신자가 발생한 직후 공포와 긴장이 급속도로 퍼진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반응이었다.

게다가 교사들이 “진정하라”는 말을 반복할수록 학생들의 불안과 신체 반응은 더욱 과장되었을 가능성도 있다. 이는 심리적 전염 이론에서 흔히 지적되는 메커니즘으로, 불안 자극이 물리적 증상으로 전이되는 구조이다.

결론: 교실 안에서 시작된 도미노

1983년 벤딘 실신 사건은 단순히 외부 환경의 영향만으로 설명되기 어렵다. 교실이라는 제한된 공간, 특정 시간대, 특정 인구집단(학생)만 영향을 받았다는 점은 복합적인 요소가 작용했음을 시사한다.

그날의 교실 안에서는 단순한 실신이 아닌, 사회적 심리와 환경 요인이 결합된 하나의 도미노가 작동하고 있었다. 진실은 여전히 오리무중이지만, 다음 편에서 다룰 당시 정부와 언론의 대응을 통해 사건이 어떻게 처리되었고, 왜 더 깊이 조사되지 않았는지 그 실마리를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다음 편 예고
👉 [벤딘 마을의 집단 실신 사건 #5] 폴란드 사회와 정부의 침묵